지난 번 3D 프린터를 활용한 권총(리브레이터-Liberator)를 소개하면서 기술의 발전에 발맞춰 사용하는 사람의 생각과 활용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잠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기술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야하며, 항상 '기술은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말했습니다.


의료용품들의 경우는 극소수 제품들로 대량화하기도 힘들고 제작도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 한명 한명에게 맞춰서 제작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작단가도 상당히 높아지고 인체에 사용해야하기에 까다로운 검증 과정도 거쳐야만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조건을 3D 프린터와 신소재를 훌륭하게 조합하여 긴박한 상황에서 생후 6개월된 아이의 목숨을 지켜낸 사례가 있습니다.




오하이오에 사는 카이바 기온프리도(Kaiba Gionfriddo)는 생후 6개월째 저녁을 먹다가 갑자기 호흡을 멈춥니다. 윌과 에이프럴(카이바의 부모)은 병원에 가봤지만, 카이바의 호흡정지는 계속되었지요. 카이바의 병명은 Tracheobronchomalacia(기관지 연화증)으로 체내의 다른 장기들이 기관지를 압박해서 호흡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거기다 현재까지는 별다른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많은 경우 생명을 잃게 된다고 합니다.





때마침 연결된 사람들이 미시간 주립 대학병원의 그린 박사와 홀리스터 박사(Dr. Glenn Green and Dr. Scott Hollister)로 각각 생물 의학 공학, 기계 공학 교수 및 수술 부교수로 활약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둘은 카이바의 기관지가 다른 내장에 압박 당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인공 부목을 만들 계획을 하였고, 이를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게 됩니다.




카이바의 기도/기관지를 CT 스캔해서 고해상도 이미징 및 컴퓨터 지원 디자인을 사용하여 카이바의 기관지 구조를 먼저 제작하였고, 그 다음으로 부목을 생산할 수 있는 맞춤 제작 장치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장치는 부목을 생산하는 레이저 기반 3D 프린팅과 이미지 기반 컴퓨터 모델을 통합하여 직접 만들어졌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이 카이바를 위한 부목(인공뼈)로 폴리카프로락톤(polycaprolactone)으로 불리는 생체고분자(biopolymer)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저 작은 부목을 만들기 위해 실제 기관지 모형을 만들어야했고, 체내에 흡수되어 사라지는 신소재가 활용된 것입니다. 




처음 시도되는 기술들이었기에 긴급하게 식품 의약품 안전청(FDA)에 승인도 빠르게 요청하고, 진행된 수술이었다고 합니다. 카이바가 처음 증상을 보인게 2012년 2월이었으니 벌써 20개월 가까이 수술 후, 카이바의 상태는 인공 호흡기 없이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폴리카프로락톤을 소재로 3D 프린팅된 부목은 3년에 걸쳐 체내에 점점 흡수되어 사라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느 기술이건 몸에 실험한 것은 당장보다 앞으로의 진행을 두고봐야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카이바에게는 생명을 이어준 기술이라고 봐야겠네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똑같은 기술을 활용하여 누군가는 살인무기를 만들었고, 누군가는 사람을 살리는 기술로 활용했습니다.

기술은 중립적입니다. 

그리고 항상 사람을 향해 있기를 바래봅니다.